1. 반송파 위상
지금부터는 VLBI에 대한 내용은 제외하고 GNSS 간섭 측위에 대해서만 설명하도록 한다. 간섭 측위는 반송파 위상을 이용하여 위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한다. 반송파 위상은 단독 측위에서 사용하는 측위 부호와 비교하면 파장 또는 주파수가 전혀 다르다. 측위 부호의 경우 파장이나 주파수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고 비트율(칩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주파수와 동일한 개념이다.
파장의 길이는 거리측정 해상도와 직결되어 있다.
1575MHz반송파 1227MHz반송파 1.023Mbps부호 10.23Mbps부호
파장 0.19m 0.24m 293m 29.3m
반송파란 흔히 말하는 전파라고 생각해도 무방하지만, 예를 들어 GPS에서는 L1대 또는 L2대 주파수가 변조되기 전의 전파, 즉 무한하게 계속되는 sin파를 말한다. 위성으로부터 전파가 발사되는 경우 측위 부호나 항법 데이터에 따라 위상이 반전되므로 연속적인 sin파와 다른 형태가 된다. 어떠한 통신이나 방송 전파든지 일단 어떤 정보가 실리게 되면 결과적으로 반송파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sin파와 다르게 된다.
AM 라디오 방송의 경우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을 때에도 반송파를 수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FM이나 TV 방송에서는 소리나 화면이 나오지 않는 경우 반송파만 수신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FM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경우에도 스테레오 서브 캐리어가 실려 있고, TV의 경우 화면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수평, 수직 동기신호나 색신호 서브캐리어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GNSS의 경우는 스펙트럼 전파이므로 1575.42MHz 또는 1227.6MHz 주파수의 반송파 성분은 에너지가 크지 않다. 간섭 측위 수신기는 이러한 약간의 반송파 성분을 추출하여 이용한다.
다음으로 위상의 개념을 설명하기로 한다.
위상의 원어인 phas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달의 형상, 국면(局面) 등의 의미가 있으며, 전기공학에서는 주로 두 번째 의미로 사용된다. 현재도 달의 형태를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때는 초승달, 보름달 등의 상태를 의미한다.
전기공학이나 물리학에서 어떠한 파동의 위상이란, 그 파동의 파형에서 마루(최고점), 골(최저점) 등 어느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지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를 위상각이라는 값으로 나타낸다.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는 원반의 끝 부분에 핀을 설치하고, 막대가 그 핀에 맞물려 상하로 움직이도록 만든 장치를 생각해 보자. 상하 막대에 대한 상하운동 시간 변화는 sin파로 나타난다. 막대의 상하운동은 원반의 회전각과 1:1로 대응하므로 봉이 정확히 중간지점에 위치할 때의 회전각도를 0도라고 하면, sin파의 최고점은 90도, 최저점은 270도 회전한 곳에 있게 된다. 1/2회전 또는 1회전하게 되면 원래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게 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막대가 파형의 마루 또는 골 등 어디에 있는지를 각도로 나타낼 수 있다.
원반이 여러 번 회전을 할 경우, 맨 처음을 0도, 1회전을 360도, 2회전을 720도 등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막대에 대한 상하운동 sin파는 1회전, 2회전 및 그 이후에도 완전히 일치한다.
파동의 위상각은 보통 각도로 나타내지만, 라디안(radian)으로 표시할 수도 있다. 물리학에서는 일반적으로 라디안을 사용한다. GNSS 간섭 측위에서는 일반적으로 위상각을 파수(波數: wave number)로 나타내고, 사이클을 단위로 사용한다.
2. 싸이클 슬립
충분한 빈도로 자주 위상측정을 계속한다면 소수부분의 변화를 추적하여 정수 부분의 변화도 정확히 알수 있다. 따라서 일련의 반송파 위상에 대한 정수 바이어스는 일정하다. 그런데 위성 전파가 장해물로 인해 차폐되는 등의 이유로 위상측정이 중단되면, 정수부분의 변화도 알 수 없게 된다. 즉 중단된 시점을 전후로 하여 위상의 정수 부분에 또 다른 불확정이 새로이 발생하게 된다. 즉 정수만큼의 불연속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사이클 슬립(cycle slip)이라고 한다. 전파가 차폐되는 시간이 반드시 파수의 정수배가 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수신기 구조상 사이클 슬립은 반드시 파수의 정수배가 된다.
어쨌든 사이클 슬립이란 위상의 정수 바이어스가 측정 도중에서 완전히 바뀌는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이클 슬립이 발생한 경우 후처리 단계에서 관측값에 일정한 수정량(정수)을 부여하여 불연속성을 없애는 방법이나 그 장소에서 새로운 정수 바이어스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이클 슬립이 정확하게 수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해석 및 계산을 하게 되면 측량의 결과에 큰 정오차가 발생하게 된다.
가로축을 시간, 세로축을 사이클로 두고 가공하지 않은 반송파 위상 데이터를 출력해 보면, 큰 사이클 슬립은 위상의 변화가 격렬하므로 발견할 수 있지만, 작은 사이클 슬립은 발견하기 힘들다. 근사적인 기선을 가정하여 이론적인 위상 변화와 실제의 위상변화에 대한 잔차를 출력하면 사이클 슬립의 존재 여부를 보다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 설명할 내용이지만, 참조점과 이동점에 대한 관측값의 차이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여 이론적인 위상변화와 실제 위상 변화의 잔차를 출력하면, 사이클 슬립의 존재 여부를 상당히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수신기의 하드웨어와 펌웨어가 진보함에 따라 예전에 비해 사이클 슬립 발생빈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관측지점의 위도나 전파환경, 최저고도각 등에 따라 다르지만, 최신 수신기를 사용할 경우 24시간 관측에서 사이클 슬립이 0~1번 정도밖에 발생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위도나 적도지역에서는 발생빈도가 조금 높다고 하는데, 이러한 지역에서는 전리층 교란이 많다는 사실과 관련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까지 불명확하다. 어쩌면 에포크(데이터 취득) 간격과 전리층 시간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관측환경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사이클 슬립의 횟수가 증가한다.
초기 GPS 측량에서는 해석 단계에서 계산 결과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하고 그 상태에 따라 사이클 슬립을 수작업으로 수정하였다. 이를 사이클 슬립 편집이라고 하는데, GPS 측량데이터 해석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신 해석 소프트웨어의 경우 완전 자동으로 사이클 슬립을 편집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래픽을 이용한 수동 편집 기능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장애가 발생한다면 관측값의 잔차를 점검하는 것이 아주 효율적인 대처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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